트리스탄 해리스(Tristan Harris)는 1985년에 태어난 전 구글 윤리학자이며, 현재 비영리 단체 ‘휴먼 테크놀로지 센터’의 공동 창시자이다. 2020년 9월에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다큐멘터리 ‘소셜딜레마’에 출연하고 나서 상대적으로 세계적인 인지도가 높아졌다.
컴퓨터가 좋아서 애플에서 일하고 싶었던 시절부터 행동가로서의 영화 ‘소셜딜레마’ 출연 시점까지, IT기술의 유해성을 전 세계의 알리고 있는 트리스탄 해리스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애플에서 일하고 싶었던 아이
애플의 첫 매킨토시 컴퓨터가 출시된지 1년 후, 1985년에 트리스탄 해리스가 태어났다. 그의 가족 중 특별히 IT기술 관련된 일을 하거나 관심을 갖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는 어렸을 적부터 매킨토시를 탐구하며 애플에서 일하는 꿈을 키웠다.
고등학생 때는 2020년에도 운영 중인 ‘마이크로맷'(Micromat)이라는 소프트웨어 회사 창시자에게 매점에서 일을 시켜달라고 연락한다. 그렇게 일을 시작한 트리스탄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회사 제품 개발에 기여했다고 한다.
2002년, 그는 컴퓨터 공학 전공으로 스탠퍼드 대학에 입학하고 2003년에 원했던 애플에서 인턴십 기회를 얻는다. 이때부터 그의 이름으로 등록된 특허가 연이어 나오게 된다. 그중에서도 특히 맥 컴퓨터의 검색기능 ‘스팟라이트’(Spotlight)의 특허가 눈에 띈다.
그는 2006년 ‘위키아’(현 ‘팬덤’)에서 몇 개월 동안 일하고, 2007년에는 ‘앱쳐’(Apture)라는 검색기능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을 시작한다. 이는 그에게 또 다른 거대 IT기업으로 가는 길을 열어준다.
구글의 ‘윤리학자’
2011년에 구글이 앱쳐를 인수하면서 10명의 앱쳐 직원들이 크롬 브라우저 팀에 합류하게 됐다.
그렇게 트리스탄 해리스도 구글에 입사하게 되고 그는 구글 이메일 (Gmail) 제품의 프로덕트 매니저가 되었다.
하지만 이메일 앱을 사람들의 주위를 최대한 끄는 제품으로 만드는 건 그에게 윤리적인 갈등을 심어주었다. 1년 뒤 그는 구글 직원들에게 사용자를 방해하는 행위를 최소화하고 사용자의 주위를 존중하자는(‘A Call to Minimize Distraction & Respect Users’ Attention’) 소신 발언을 전달하기 위해 만든 프레젠테이션을 10명의 동료들에게 보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딜레마’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이 프레젠테이션은 구글 직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통해 당시 CEO였던 래리 페이지를 포함한 많은 직원들에게 전파됐다 (다양한 출처에서 각각 다른 숫자를 언급하고 있어 정확히 몇 명이 봤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 계기로 트리스탄 해리스는 ‘디자인 윤리학자’로서 2년 넘게 일을 하게 되지만 조직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에 2016년에 퇴사를 하고 본격적인 행동가로서의 일을 시작한다.
휴먼 테크놀로지 센터
구글에서부터 그는 ‘Time Well Spent (잘 활용한 시간)’이라는 운동을 시작했다. 심지어 구글 직원 신분으로 2014년에 ‘얼마나 나은 기술이 당신이 집중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테드 강연에서 기술이 사용자의 주의를 뺏는 게 아닌 도움을 주는 데 쓰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2016년에 퇴사 뒤 그는 이 운동을 비영리 단체 ‘Center for Humane Technology’(휴먼 테크놀로지 센터, 혹은 인간적 기술 센터)로 바꿔 공동 창시자인 동시에 회장 자리를 맡는다.
다큐멘터리 ‘소셜딜레마’가 나오기 전에도 그는 다양한 활동으로 설득적 기술에 대한 유해성을 알리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 휴먼 테크놀로지 센터의 대표로서의 눈에 띄는 활동 중 몇 가지를 짚어본다.
미국 의회 청문회 증언
2019년 6월 그리고 2020년 1월에 그는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을 했다. 사용자의 심리를 이용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IT기업들이 알고리즘과 데이터로 권력을 휘두르고 있고 이것에 비해 규제가 부족하다는 휴먼 테크놀로지 센터의 입장을 설명했다.
팟캐스트
휴먼 테크놀로지 센터 공동 창시자 아자 라스킨(Aza Raskin)과 함께 팟캐스트 ‘당신의 완전한 집중’(Your Undivided Attention)을 2019년 6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AI부터 명상 전문가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해결책을 제안하는 형식의 팟캐스트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딜레마’
2020년 9월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다큐멘터리 ‘소셜딜레마(The Social Dilemma)’는 트리스탄 해리스를 중심으로 20명의 현직/전직 IT기업 종사자, 연구원과 행동가들이 소셜미디어(SNS)의 유해성을 전달하고 그에 대한 경고를 한다.
영화의 시작은 2017년, 감독 제프 올로프스키와 트리스탄 해리스의 대화에서 비롯되었다. 제프 올로프스키는 자연과 환경파괴를 다룬 다큐멘터리 ‘빙하를 따라서’와 ‘산호초를 따라서’로 선댄스 영화제와 에미상에서 수상한 감독이다. 그는 스탠퍼드 대학 친구인 트리스탄 해리스와 이야기를 나누며 소셜미디어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다큐멘터리로 풀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소셜미디어의 문제가 환경파괴와 같이 사람이 저지른 일이니 사람이 고쳐야 할 의무가 있다고 올로프스키 감독은 말한다.
코로나 시국에 넷플릭스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다큐멘터리의 전파력도 상당했다. 한 포브스(Forbes) 기사에 따르면 소셜딜레마가 2020년 미국 넷플릭스에서 가장 인기 높은 영화 중 무려 17위를 찾이했다. 이 영화 순위에서 다큐멘터리는 단 2개 뿐이었다. 스트리밍 서비스 랭킹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2020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영화 6위 또한 소셜딜레마였다.
2020년에는 ‘소셜딜레마’ 홍보를 하는 트리스탄 해리스를 다양한 인지도 높은 매체에서 만날 수 있었다. 10월에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 마음 챙김 콘퍼런스 ‘위즈덤 2.0 코리아’에서 그가 강연진으로 참여했다.
그리고 2021년에는 그의 활동으로 인해 IT기술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조금 더 인지하면서 살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