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가상 유튜브 졸업식, 누가 어떤 메시지 전했나?

매년 5~6월은 미국의 졸업 시즌이다.

주요 대학의 졸업 연설(Commencement speech) 영상은 해가 지나도 영감을 주는 메시지로 회자되기도 한다. “자만하지 말고 안주하지말라”(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명언을 남긴 스티브 잡스, 마크 주커버그 같은 기업인부터 로버트 드 니로, 코난 오 브라이언 등 연예인도 단상에 올라 캠퍼스에서 사회로 나가는 졸업생들에게 귀감이 되는 당부의 말을 전한 바 있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 졸업을 맞은 Class of 2020(클래스 오브 2020)을 위해 졸업식 연사들이 보내는 메시지를 함께 들어보자.


‘Class of 2020’에게 누가, 어떤 메시지 전했나?

비욘세, 미국 팝 가수

자신에게 기대를 거는 것이 바로 여러분의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것을 생각하고 말하는데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모든 생각에는 강력한 힘이 있다. 여러분이 하는 모든 말, 행동 하나하나가 공동체에 중요하다.

본인의 목표에 집중하고 다른 방해 요소나 본인의 불안감 때문에 멈추지 말라. 지금은 여러분의 인생에 정말 중요한 때이다. 자신에게 투자하고 사회에 환원하면서 최선을 다해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 우리는 엄청난 세상의 변화의 끝에 서있다. 계속해서 나아가세요. 두려움을 잊고 의심도 버리고 계속 자신에게 투자하고 자신을 믿으세요.

미셸 오바마, 전 미국 영부인

지금은 중요한 과도기다.

이제 피상적인 직함이나 직책, 타이틀 포지션은 사라졌다. 많은 이들이 ‘우린 누구인가?’라는 가장 기본적인 본질을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인가?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다. 그러니 혼란스러워도 괜찮다.

여러분이 지금 겪고 있는 길이 여러분에게 경종이 되길 바란다. 그것은 어떤 경력을 쌓고 싶은지만 생각하는게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하는 것이다. 여러분은 이 귀중한 교훈을 이전 세대보다 더 일찍 배울 기회를 얻는 것이다.

진, K-Pop 그룹 BTS 멤버

낯선 환경과 마주하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조급해하지 말고 잠시 멈춰보세요. 지금 이 순간은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일지도 모른다. 여유를 갖고 느려도 한걸음 성실히 내딛는다면 예전에 몰랐던 소중한 것들이 보일 것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나는 기술을 많이 접하지 못하고 자랐다. 10살이 되어서야 집에 전화가 생겼고, 미국 대학원에 오기 전에 컴퓨터도 제대로 만져보지 못했고 집에 텔레비전이 생겼을 때는 채널이 단 하나뿐이었다.

반면에 여러분들은 각종 컴퓨터들을 써봤고 어디서 무엇이든 컴퓨터에 물어볼 수 있다. 기술 때문에 짜증나고 답답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 답답함을 잊지말라. 그것이 우리 세대는 꿈꾸지 못했던 새로운 기술혁명을 일으키게 해줄 것이다.

“Be impatient.”

세상에 필요한 변화가 거기서 나온다.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몰라도 세상을 더 좋게 바꿀 것이다. 마음을 열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나의 경우는 그게 기술이었고 기술을 접할수록 삶이 향상되었다. 27년 전 캘리포니아에 처음 도착했을 때만 해도 이런 미래가 있을 줄 전혀 몰랐다. 지금의 모습을 이룬 건 운이 아니라면 기술에 대한 강한 열정과 열린 마음이었다.

그러니 시간을 들여서 제일 관심가는 분야를 찾아보세요. 부모님이 바라는 일, 친구들이 하는 일, 사회가 기대하는 일 말고요.

Be Open, Be Impatient, Be Hopeful. 그러면 2020 클래스는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상실의 세대가 아닌 변화의 세대로. 여러분에게는 모든 걸 바꿀 기회가 있어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지금은 두렵고 불확실한 시간이지만 이것이 경종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세대에 놀라운 기회다.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기존의 것을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기존의 세계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여러분이 원하는 세상과 여러분에게 필요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새로운 기준을 창조하라. 더 공정하고, 모두에게 기회를 줄 수 있고, 평등하게 대하고, 사람들을 갈라놓지 않고 이어줄 수 있는 것을 말입니다.


온라인으로 열린 2020년 미국 졸업식

캠퍼스에 모여 학사모를 쓰는 대신 집에서 화상으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캠퍼스에 모여 학사모를 쓰고 진행하는 졸업식이 어려워지면서 지난 5~6월동안 미국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가상 졸업식이 열렸다.

5월 15일(미국시간) 페이스북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졸업식을 하지 못하는 졸업생들을 위해 온라인 졸업식 ‘#Graduation 2020’을 개최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오프라 윈프리는 졸업을 뜻하는 ‘Graduate’이라는 단어는 라틴어로 ‘단계를 밟다, 앞으로 나아간다’는 의미라며 진정한 졸업의 의미를 찾을 것을 강조했다.

6월 7일 오후(미국시간) 유튜브는 유튜브 오리지널 채널을 통해 코로나 팬데믹을 오프라인 졸업식을 하지 못한 2020년 졸업생들을 위해 온라인 졸업식인 ‘디어 클래스 오브 2020’을 개최했다.

약 4시간 동안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부,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 가수 레이디 가가, 비욘세, 최연소 노벨평화상 후보 말랄라 유사프자이,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부 장관 등이 등장해 졸업생들에게 축사를 전했고, 한국 아티스트로는 유일하게 방탄소년단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2011년 유머와 교훈이 담긴 다트머스대 졸업 축사로 화제가 되었던 코미디언 코난 오 브라이언도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2020년도 하버드 졸업생들을 위한 영상을 전달했다. 자신의 뒷마당에 졸업식 축사를 위한 포디움을 세워놓고 특유의 풍자적인 유머와 재치있는 입담으로 유쾌한 용기를 전달했다.


모두에게 영감을 주는 미국의 졸업식 연설 문화

미국에서 졸업식은 ‘Commencement(학위 수여식)’으로 불린다. ‘시작’이라는 의미도 있는 단어다. 학위 수여식은 학업을 마치고 사회로 첫 발을 내딛는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시작’의 순간이다. 졸업 연설은 축사라는 형식과 내용을 통해 사회 각층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사회로 나가는 관문에 있는 학생들에게 희망과 용기 그리고 사회에 기여하는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 등 시대적으로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번 2020년도 졸업식 연설에서 연사들이 공통적으로 전달한 메시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기를 잃지 말고, 끊임없이 자신을 발견하고, 앞으로 나아가면서,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라, 함께 좋은 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코로나로 진로, 취업 등이 불확실한 모두에게 다시금 영감과 동기를 부여 해주는 메시지였다.

통상 한국의 대학교 졸업식은 학사모를 쓰고 가운을 입은 총장 이하 보직교수들이 단상에 앉은채로 진행된다. 졸업 축사는 대학총장 또는 동문회장 등이 주로 맡는다. 몇 년이 지나도 회자되는 미국 대학 졸업 연설처럼 한국 대학의 졸업 연설도 학업(學業)을 마치고(卒) 사회의 일원으로 나아가는 졸업생에게 보다 날 것의 언어로 눈 앞의 취업뿐만 아니라 책임있는 시민의 역할과 인생의 교훈을 전달하고, 시대와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관련 링크: 2020년 졸업식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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