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살펴보는 케냐인의 삶과 문화

아프리카는 큰 대륙으로 이 안에만 5,000여 개가 넘는 종족들이 함께 모여살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아프리카 문화’, ‘아프리카 언어’와 같은 단어로 일반화를 짓기는 참 어렵다.

동아프리카의 중심지 케냐만 하더라도 40여 개가 넘는 종족이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으며 그 안에는 참 다양한 문화가 존재한다. 말로만 듣는 것보다 시각적인 요소를 통해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 이해하기에 쉽다. 그래서 이번에는 영화를 통해 케냐의 사회를 이해해보고자 한다.

아프리카 영화_영화로 살펴보는 케냐

영국의 식민지배, 그리고 케냐의 교육을 보여주는 영화, 1학년 (The first grader)

2003년 케냐의 정부에서 케냐의 출생 증명서를 통해 시민권을 증명할 수 있는 자에게 초등 무상 교육을 진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소식을 라디오에서 들은 한 사람이 초등교육을 받겠다고 나섰다.

바로 84세의 할아버지다. 학교에서는 교육을 받기 위해 교과서와 교복이 필요하다는 등의 핑계로 그를 좌절시키려 했으나, 그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그는 마우마우 저항운동의 후유증으로 환각 증상을 보인다.

주변 학생들의 집중 저하 등 여러 이유로 그가 초등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에 대해 반대 여론이 조성되지만, 그의 열정과 주변인의 도움으로 초등교육을 받는다는 이야기이다.

https://youtu.be/ns030fCDorE

영화 1학년 트레일어

그는 기네스북에 기록된 가장 노년의 초등학교를 입학한 사람이며, UN 뉴욕 본부에서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연설하기도 했다.

마우마우 저항운동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아 3.1 운동을 벌여 독립을 위해 투쟁한 것처럼 케냐에도 이러한 투쟁의 역사가 남아있다. 케냐는 1895년부터 1963년까지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았고,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1942년, 마우마우 (Mau Mau) 운동을 벌여 테러 행위 전개, 영국 정부 계엄령을 선포하는 등의 저항활동을 했다. VOA Korea에 의하면 2013년 영국 정부는 가혹행위를 인정하고 사과하기도 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마우마우 저항운동에서 살아남은 84세의 할아버지이다.

오늘 날까지 전통을 유지하는 종족에 대한 영화, 화이트 마사이 (The White Masai)

케냐는 해방 이후 현대화 과정을 거치며 종족만의 특유한 문화가 희석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오늘날까지 전통을 고수하며 살아가는 종족이 있다. 바로 ‘마사이 (Masai)’이다.

이야기는 독일 여성이 남자친구와 함께 케냐로 여행을 가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마사이 전사와 독일 여성이 우연히 마주친 첫눈에 사랑에 빠지고 여성은 케냐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

그저 사랑 이야기에 불과한 것처럼 보이지만 둘이 결혼하며 모든 것은 현실로 변한다. 독일에서 태어나 스위스에서 살았던 여성과 전통 마사이 사회에서 전사로 살아가는 남성. 사랑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말처럼 그 둘은 너무나도 다른 배경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기가 버겁다.

이 영화의 배경이 케냐인만큼 케냐의 자연, 그 속에서 살아가는 마사이의 삶과 가치관을 세부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영화이다.

https://youtu.be/-X19OZpLVVM

영화 화이트 마사이 트레일러

케냐의 경제 현실을 그대로 그리는 영화, 나이로비 아이들 (Nairobi Half Life)

여느 개발도상국이 그렇듯이 케냐도 빈부격차가 큰 편이다. 나이로비 시내에서 마타투를 타더라도 항상 창문을 닫아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열려 있는 창문을 틈타서 손을 들이밀어 핸드폰을 훔쳐 가는 일이 비일비재 하기 때문이다.

영화 나이로비 아이들에서는 배우의 꿈을 안고 수도 나이로비로 상경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갱에 들어가서 물건을 훔치고, 자신의 경제적 이득을 위해 주변인에게 도둑질을 강요하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이며 씁쓸한 케냐의 이면을 보여준다.

https://youtu.be/jF5HdlI84g8

영화 나이로비 아이들 트레일러

이 영화의 배우 조셉 와이리무 (Joseph Wairimu)는 제33회 더반 국제 영화제(Durb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에서 최고의 배우상을, 제9회 아프리카 영화 아카데미에서 가장 촉망되는 배우(Africa Movie Academy Award for Most Promising Actor)로 상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영화 세 편을 통해 케냐의 교육, 문화, 도시의 현실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케냐는 다양한 민족이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는 만큼 어쩌면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더 많은 좌충우돌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와 멀지만, 케냐에 대해서 친근감을 가지는 시간을 보냈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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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네일 이미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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